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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년, 다시 되돌아 본 강제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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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8. 1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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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시절, 우리나라는 일본으로부터 무수한 피해와 희생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우리나라 역사 속 가장 암울했던 시기라고 할 수 있겠죠. 우리 민족은 일제로부터 강제징용을 비롯한 온갖 수탈과 탄압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잊어서는 안 될 우리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오늘은 강제징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광복 70년, 다시 되돌아 본 강제징용


||| 잊을 수 없는 우리 역사의 슬픔, 강제징용



  일본은 중·일 전쟁(1937) 이전,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여 일본의 토목공사장이나 광산에서 조선인을 집단노동하게 했습니다. 중·일 전쟁 후부터는 국가 총동원법을 공포함에 따라 국민 징용령을 실시, 강제동원에 나섰다고 합니다.


여기서 국가 총동원법이란, 1938년 4월에 일제가 인적, 물적 자원의 총동원을 위하여 제정한 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39년부터 1945년까지 강제 동원된 조선인은 113만 혹은 146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주로 탄광, 금속광산, 토건공사, 군수공장에서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채 강제 노동을 해야만 했습니다. 심지어 일제는 '근로 동원'이란 명목으로 국민학생(초등학생)까지 군사시설공사에 동원했다고 합니다.

 


 


  한편, 당시 상황을 증언할 수 있는 피해자가 많이 남아있지 않은 가운데, 김한수 선생은 일제의 강제 연행 기록을 공개했습니다. 1960년 1월 공개된 김 선생의 일기가 바로 그것입니다.

“나는 1944년 8월 26일 황해도 연백군 해성면 연백전매지국 관하에서 이재도 등과 함께 강제 징용됐다. 연안 기차역에서 180여 명이 동원됐는데, 당시 나이 26세였다. 3대 독자에 결혼해 자녀를 두고 있었다.”


김 선생은 나가사키에 있는 미쓰비시 조선소에 배치되어 항공모함 등 군수물자 생산에 동원되었습니다. 지금 돈으로 만 원도 안 되는 돈을 받고 죽을 정도로 일했지만, 나머지 돈이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 간다는 말에 버텼습니다. 하지만, 해방 후 돌아와 보니 이마저도 사실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본인이 밥에 장아찌를 곁들어 먹을 때, 조선인은 냄새나는 콩갯묵에 고구마 줄기를 끓인 죽을 먹으며 서러움을 이겨냈다고 합니다. 지옥과도 같은 그곳에 미국이 쏜 원자 폭탄이 떨어지면서 피신 끝에 해방을 맞이하게 된 김한수 선생.


강제징용에 끌려간 조선인은 인권을 보호받지 못한 채 핍박받아야 했습니다. 최근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시설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한다는 소식에 참았던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체인에 끌려 발가락이 부러져도 강제로 일을 시켰던 곳이다. 난타질을 당하고 인권이라고는 없는 곳이었는데, 세계유산이라니..."




||| 군함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다.



 


  최근 ‘군함도’가 ‘일본 근대화에 공헌한 산업유산’이라는 명목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군함도 본래의 이름은 "하시마섬"으로, 마치 군함처럼 생긴 외형 때문에 "군함도"라고 불립니다. 군함도에는 석탄이 매장되어 있었기에 일본의 대표적인 전범기업인 ‘미쓰비시’가 1980년도에 사들였고, 이후 일본은 본격적으로 해저 탄광 개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자국의 국민들을 노동력을 고용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컸기 때문에 당시 식민지 국가였던 한국과 중국의 젊은이들의 노동력을 강제로 착취하였습니다.

 

  1938년 일본에서 6개월만 일하면 임금을 많이 받아 금의환향할 수 있다는 구인광고가 가난한 조선 젊은이들의 귀를 솔깃하게 했습니다. 당시 식민지하에서 지쳐가던 사람들은 부푼 꿈을 갖고 일본으로 가게 됩니다. 그러나 구인광고의 내용은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노동에 대한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으며 해저 1000m의 평균온도가 45도 이상인 갱도에서 들이치는 바닷물에 그들의 피부는 짓물러 썩어갔습니다. 하루 18시간의 노동을 하면서도 그들은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 했습니다. 하루에 주어진 할당량을 다 채우지 못하면 작업시간이 지나도 갱도를 탈출할 수 없었습니다. 와이어를 이용해 탈출을 시도했던 사람들은 조선인 모두가 보는 앞에서 채찍질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우리 민족의 아픔과 한이 서려있는 군함도가 어떻게 세계문화유산이 되었습니다.  군함도로 향하는 주말 여객선은 꽉 찬 사람들로 인해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부당하게 노동력을 착취한 ‘강제노동’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왜곡된 역사에 대한 인식이 없는 현실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2015년 8월 15일, 광복 70주년을 맞이한 대한민국. 그리고 같은 해 일제강점기 가혹한 강제노동의 현장으로 수많은 조선인들이 희생되었던 슬픈 섬 군함도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소식.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써 우리가 할 일은 현재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여러 아픈 역사를 거치며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기억하고, 민족의 아픔과 역사를 잊지 않는 것입니다.



||| EBS에서 알아보는 강제징용의 역사
 
■ 역사채널e - 지워지지 않는 상처, 강제동원


일본 하시마 섬 - 광산 광부로 끌려간 800여 명



 

  1938년 일제강점기 조선 농촌에서 시작된 이상한 취업알선. 일본 본토의 기업이 총독부에 할당인원을 신청하면 조선에서 지역별로 해당 인원을 차출해 가는 지역할당모집형 강제동원이 이루어집니다.


  “임금도 두둑하게 쳐주고 대우도 잘 해주니 겁내지 마라!” 하지만 이러한 일본의 말은 조선인 강제징용을 위한 사탕 발린 말에 불과했죠…….“


  극심한 가뭄과 일제의 수탈이 이어졌고,  징용에 불응하면 식량 배급을 끊겠다는 협박이 이어졌습니다. 조선 농민들은 전시 동원 노무자가 되어 일본 각지의 탄광과 군수시설로 배치됩니다. 그중 미쓰비시 중공업 소유의 하시마섬은 6.3 헥타르의 면적 전체가 탄광촌으로 개발되어 최신식 아파트와 오락시설이 들어선 작지만 화려한 도시로 각광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도시의 불빛 아래 깊은 해저 탄광에서 벌어지는 참상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허리를 펼 수 없는 비좁은 갱도 옆으로 누워 석탄을 캐는 12시간.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나올 수 없는 갱도의 끝, '막장'. 약속한 월급 50~70엔 실제로 받은 월급 50엔. 여기서 식사비 숙소비, 속옷 구입비, 세금과 건강보험료, 작업 도구비 등을 빼면 5엔이 남는데, 그마저 남는 몇 푼은 일본 정부의 채권 구입을 유도하여 실제 남는 월급은 0엔. 돈을 벌어 돌아가거나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보내는 일은 불가능했습니다.


  해저 1000M에 이르는 갱도는 평균 45도 이상의 고온으로 펄펄 끓었고, 들이치는 바닷물에 피부가 짓물러 썩거나 메탄가스가 폭발하고 천장 붕괴로 죽거나 다치는 일이 흔히 일어났습니다. 간혹 용기를 내어 탈출을 시도한 이들은 잔인하고 끔찍한 고문을 당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모두 나이 열다섯, 열여섯 밖에 되지 않은 아이들이었습니다.



 지식채널e - 아버지의 무덤


망간광산 – 3천여 명, 그리고 그들을 기억하기 위해 망간광산을 사들여 기념관을 세운 한국인들.


 


 


  여러분은 망간광산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바로 1918년 때부터 조선인을 3000여 명을 강제징용하여 일을 시킨 바로 단바 망간 광산입니다. 망간은 건전지의 재료로 쓰이며 철의 강도를 높여주기 때문에 대포의 포신 재료로 쓰이는 등 당시 중요한 전쟁 물자였죠. 


  망간광산의 내부는 가로 1m, 세로 90cm. 사람이 설 수 조차 없는 매우 좁고 작은 통로로 이어집니다. 강제징용된 우리 조선인은 웅크린 자세로 채굴한 200kg의 광석을 등에 진 채 앉은뱅이 자세로 기어 나와야만 했습니다. 매우 가혹한 노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시 이곳에서 일하던 조선인은 진폐증이란 병으로 많이 사망했습니다. ‘진폐증’이란, 바늘 형태의 미세 가루가 쌓여 폐를 찌르고 결국 죽는 병으로 1977년 폐광 때까지 살아남은 자들에게 남겨진 것은 이 병으로 인해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것뿐이었습니다.



강제징용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EBS에서 한국사 강의를 하시는 최태성 선생님을 직접 만나보았습니다.




||| EBS 스타 강사 큰 별 쌤, 최태성 선생님이 들려주는 강제징용 이야기







최태성 선생님은 현재 EBS에서 손꼽히는 인기 강사이자 열정적인 강의로 학생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EBS 강의 경력만 해도 14년차이신 베테랑 한국사 선생님께 강제징용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한국사를 가르치며 느끼신 강제징용의 참혹함이나 노동의 강도, 노동환경 대해 간략히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A. 저는 강제징용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 한 장의 사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어요. 규슈에 끌려갔던 여러 강제징용 된 사람들, 사할린에 끌려간 사람들이 탄광에 들어가서 남긴 흔적 중에 뭐가 있냐면 ‘어머니 보고 싶어요.’라는 글이 남겨져 있어요. 탄광 지하 깊은 곳에 들어가서 어머니를 떠올리며 썼던 그 글, 그 사진 한 장이면 강제징용의 참혹함이라든지 그에 관련된 이야기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하시마섬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가 되어 한국 안에서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데. 어떤 점이 문제가 된다고 보시나요?


A. 기본적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왜냐면. 하시마섬이 우리에게 주고 있는 역사적 교훈이 제대로 담겨 있다면 세계문화유산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일본이 보여주고 싶은 역사적 면모만 보여주려 하기 때문에 논란이 도고 있는 것이죠. 그곳엔 분명 일본이 이룩한 산업혁명의 모습이 있지만 그 번영의 밑바탕에는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들이 가지고 있는 아픈 역사가 공존하고 있어요. 역사의 발전과 그 발전을 이끌어 냈던 아픈 역사를 동시에 보여준다면 세계문화유산으로 기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게 아니다 보니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군함도 이외에도 강제징용에 관련된 사례는 얼마나 있나요?

 

A. 탄광섬인 하시마섬은 사실 굉장히 규모가 작은 편이에요. 그 보다 수십 배, 수백 배 되는 강제징용의 역사가 너무 많습니다. 일본 규슈, 사할린 이 이외에도 우리나라 안에도 그 흔적이 많습니다. 군함도도 이슈가 되고 나서 주목받게 되었죠. 아주 많은 강제징용 사례에 대해 좀 더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생각을 해요. 그러려면 망간광산, 규슈 등 강제징용에 관해 하나씩 정리해 나가면서 우리가 먼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Q. 단순히 ‘지금 주목받고 있기 때문에, 수능에 출제되는 것이기 때문에’처럼 이러저러한 이유를 떠나서 우리가 강제징용에 대해 알아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A. 기본적으로 강제징용은 ‘인권’에 관한 문제라는 것을 짚고 넘어가고 싶어요. 우리가 ‘그냥 가슴 아프고 억울하다’라고 여길 것만이 아니라 세계 인류가 보편적으로 지향해야 할 개념인 인권의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생각해요. 자신의 의지가 아닌 국가의 권력에 의해 강제적으로 끌려가 자신의 노동력을 착취당한 것이 징용입니다. 그저 억울하고 가슴 아픈 역사라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인권이라는 차원에서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바라봤으면 합니다.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 연구하고 강의한 전문가의 입장에서 바라본 ‘강제징용’. 우리가 먼저 관심을 가지고 역사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음을 느끼게 하는 인터뷰였습니다.




일제강점기, 부푼 꿈을 안고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고향을 떠나 타지에 간 젊은 조선인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을 꾀어낸 달콤한 광고의 글귀와는 다르게 열악한 근무환경과 아주 적은 임금으로 타지에서 외로운 나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어머니 보고 싶어요.”, “고향에 가고 싶다”, “배가 고파요”


죽음의 문턱을 하루에도 수십 번 넘나드는 어두운 갱도에서 써 내려간 글씨들, 단순히 아픈 역사의 한 장면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거시적인 관점에서 세계 인류 누구에게나 교훈을 줄 수 있는 인권의 문제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광복 70주년,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다시 한 번 되돌아 본 강제징용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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