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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관점] 위안부 문제, 국가주의(민족주의)가 해결의 걸림돌인가 / 키노사타 나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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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일갈등타파연대 작성일 24-03-2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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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_문제, 국가주의(민족주의)가 해결의 걸림돌인가
한국인 전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문제가 한일 합의에 따라 설립된 지원재단의 해산으로 공중에 떠 있다. 징용공 문제도 더해 경제 마찰로까지 발전해 한일 관계는 전후 최악이라고 한다. 위안부 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규슈대학이 9월에 개최한 국제심포지엄의 위안부 문제 세션에 참가한 '특정비영리활동법인 사회이론-동태연구소'의 연구원이자 규슈시립대학 등에서 비상근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키노시타_나오코 씨(역사사회학, 페미니즘 이론)에게 들어보았다.
- 한-일 양국의 과도한 국가주의 성향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방해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국 측의 운동이나 '위안부'를 다룬 상업영화를 보면 소녀상의 모델이 된 13, 14세 정도의 어린 여성이 폭력적으로 강제연행되어 성노예가 되었다는 식의 정형화된 피해자 스토리가 강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켜져야 할 민족의 딸'이 피해를 당했다는, 여성의 '정조'에 가치를 두는 가부장적 관점과 함께 있는 역사관은 일본에 대한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민족주의를 자극합니다.“
"10대 초반에 끌려가신 분들도 분명히 계시고, 그런 분들의 고통, 심신의 상처가 매우 깊다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가장 끔찍한 사례를 들먹이며 호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연구와 운동을 통해 피해자들의 연령대나 '위안부'가 되는 과정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친척에게 돈을 받고 위안소로 보내지거나 거짓된 업무 내용에 속아 납치된 여성들이 많았고, 일부는 원래 매춘업에 종사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았던 여성들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식민지 지배 하에서 한반도 사람들 스스로도 '위안부' 파견에 얽힌 복잡한 피해의 실상을 외면하고, 무고한 소녀가 폭력적으로 끌려갔다는 상징적 이미지가 강조되면 대중적 분노를 유발할 뿐 역사에 대한 냉정한 논의가 진전되지 않습니다.“
"‘보호받아야 할 민족의 딸’이라는 가부장제의 비호를 받는 존재를 투쟁의 상징으로 삼는 국민적 운동은 여성을 보호받아야 할 존재와 그렇지 않은 존재로 이분화시켜 버립니다. 그렇다면 여성에 대한 차별과 인권침해를 근절하려는 지향성을 가진 위안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국 측의 반발은 일본의 역사수정주의 확산이 심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므로, 일본 시민으로서 가해 사실이 더 이상 국내에서 왜곡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연구 성과를 널리 알려야 합니다."
- 일본 정부는 한일합의에 근거한 '화해-치유재단'을 해산한 한국 정부에 합의 이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정당한 주장이라고 해도 가해자로서의 입장이 있습니다. '약속을 지키라'는 주장만으로는 한국 측에 어떻게 비춰질까요?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분명히 하고 공식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입장에 있는 피해자와 지원 단체의 입장에서는 한일합의가 반쪽짜리, 성과주의로 비춰지고 모욕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한일 합의를 비판하며 당선되었고, 그 공약에 따라 행동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합의를 뛰어넘는 것을 지금 당장 만들기는 어렵죠. 한일 합의를 바탕으로 무언가를 끌어내지 않으면 그 다음부터는 생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아베 총리 입장에서는 지금 상황이 한국 측의 문제로 계속 비난할 수 있어 오히려 유리한 것 아니겠습니까. 한일 합의를 바탕으로 피해자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사업을 전개하려면 당시 일본 측의 잘못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한국 탓'이라고 계속 말하면서 결과적으로 한국에 대한 국민 전체의 불신과 혐한 분위기를 조성해 일정한 지지율로 연결시키는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 위안부를 상징하는 소녀상을 전시한 '표현의 不자유전-그 후'에 거센 항의가 쏟아져 전시가 일시 중단됐습니다. 한국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왜 한일합의에 분노하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결국 식민지 지배의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왔다는 것이죠. 그리고 일본 사회에 인종주의와 성차별이 만연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를 극복할 수 없고, 극복할 생각도 없다는 뜻일 것입니다. 인간은 모두 한 사람 한 사람이 평등하고, 대등하고, 서로 존중할 수 있는, 인권을 가진 존재라는 생각이 희박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존중받지 못하기 때문에,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해도 자기 보신을 생각하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하고, 발본색원도 하지 않아요. 그런 가운데 혐한 분위기에 휩쓸려 차별적인 시각이 더욱 확산되고, 욕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게 됩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신랄하게, 심하게 비판하죠.“
"자기 책임으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신자유주의적인 논조가 만연해 있기 때문에 개인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감각이나 권리 의식이 희박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성차별 문제를 고민하게 되고 연구의 길로 들어선 것은 학생 시절과 직장 생활을 하면서 주변과 사회 전반의 성폭력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낀 것이 하나의 계기가 되었지만, 사람이 사람으로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여성의 인권을 외쳐도 귀담아듣지 않고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아요."
"예를 들어 저 역시 취업 빙하기 때 계약직으로 취업했는데, 비정규직은 월급도 적고 퇴직금도 없었어요. 여성은 남성보다 빈곤의 정도가 더 심하죠. 사회보장의 지원도 느껴지지 않고요. 사람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회에서는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아픔을 알지 못합니다. 장애인이 처한 상황 등도 매우 심각해요. 국내 사람에 대해서도 그렇고, 다른 나라 사람들은 더 편견의 눈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인종차별, 민족차별이라는 필터가 걸리면 더더욱 경멸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죠.“
- 한일 정부 간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고령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전쟁 중에는 성차별이 인종주의와 결합하여 타민족, 타국의 여성에게 가혹한 폭력을 행사했을 것입니다. 일본군 위안부도 동포라는 존재이면서 국가를 위해 그렇게 하라고 설득하고 회유한 것 같습니다. 그것 또한 매우 기만적이었고, 많은 여성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을 것입니다. 그런 것을 상상할 수 있는 마음과 감수성을 가진다면 위안부 문제 해결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길은 멀고도 험난할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불관용적인 사회의 일원이라는 자각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젠더와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사회운동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西日本新聞 2019.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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