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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한·일 관계의 정신분석학적 고찰: ‘피해자 민족주의’와 집단심리의 메커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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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일갈등타파연대 작성일 26-10-1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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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한·일 관계의 정신분석학적 고찰: ‘피해자 민족주의’와 집단심리의 메커니즘
— 바믹 볼칸과 프로이트의 심리학을 중심으로
피해의식(Victim Mentality)은 흔히 개인의 소심한 성격이나 일시적 감정 기복으로 치부되기 쉽다. 그러나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이는 유약해진 자아(Ego)가 파멸적인 현실의 충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동원하는 정교한 심리적 방어기제의 결과물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러한 개인적 심리 메커니즘이 집단적 차원으로 확장될 때, 역사적 상처와 맞물려 거대한 사회적·정치적 현상으로 변모한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한·일 관계를 수십 년간 얽어매고 있는 ‘피해자 민족주의(Victimhood Nationalism)’와 그로 인한 극단적 국수주의의 발현이다. 이 현상의 기저에는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가 밝힌 심리적 이득과, 정치심리학자 바믹 볼칸(Vamik Volkan)이 정립한 거대 집단(Large-Group)의 무의식적 메커니즘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첫째, 집단적 투사와 분열
개인이 내면의 무능이나 수치심을 마주하기 두려워 이를 타인에게 떠넘기는 투사(Projection)와, 세상을 '완전한 선과 악'으로 극단화하는 분열(Splitting) 기제를 사용하듯, 역사적 트라우마를 겪은 집단 역시 동일한 방어기제를 작동시킨다.
자기 집단은 역사 속에서 오직 '순결하고 부당하게 피해만 입은 절대적 선'으로 규정하고, 집단 내부의 과오나 역사의 어두운 단면은 무의식적으로 은폐한다. 반면에 상대 국가를 '영원하고 구제불능인 가해자(악)'로 고정함으로써, 내부의 복잡한 정치·사회적 갈등을 외부로 희석시키고 집단적 결속을 도모한다.
 
둘째, 바믹 볼칸의 '선택된 트라우마(Chosen Trauma)’
정신분석학과 정치학을 접목한 볼칸의 이론은 이러한 집단적 피해의식이 어떻게 세대를 거쳐 증폭되고 고착되는지 명확히 설명해 준다.
1. 트라우마의 세대 전승: 집단이 과거에 겪은 거대한 손실과 굴욕은 심리적 유산으로 세대를 이어 전해진다. 정치적 지도자들은 이 상처를 자극하여 "우리가 약해지면 또다시 유린당할 것"이라는 식의 '선택된 트라우마'로 재구성함으로써 대중의 무의식적 공포를 극대화한다.
2. 공격성의 표적화: 개인이 내면의 용납할 수 없는 공격성을 외부 대상에게 투사하듯, 거대 집단 역시 위기 상황에서 공동의 적으로 삼을 표적을 무의식적으로 고정한다. 일단 이 프레임이 씌워지면 상대방의 모든 행동은 악의적인 고의적 위협으로 왜곡되어 해석된다.
3. 집단적 자기애와 분노: 과거의 굴욕으로 상처 입은 국가적 자존감은 비대칭적인 '집단적 자기애(Collective Narcissism)'로 보상받으려 한다. 역사를 과장하거나 사소한 객관적 비판조차 '나르시시즘적 분노'로 폭발하는 현상은 취약한 자아를 감추려는 전형적인 방어기제다.
 
셋째,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2차적 이득(Secondary Gain)'
프로이트가 제시한 2차적 이득 개념은 피해의식이 왜 이토록 중독성이 강하며 대중이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는지 통찰을 제공한다. 괴로운 감정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의식은 강력한 무의식적 보상을 안겨준다.
1. 책임 회피와 심리적 안도감: 모든 실패와 구조적 모순의 원인이 외부(가해국이나 적대적 환경)에 있으므로, 개인이 스스로 현실을 개척하거나 고통스러운 책임을 질 필요가 없어지는 안도감을 준다.
2. 도덕적 우월감과 면죄부: 스스로가 '순수한 피해자'라는 포지션을 점유함으로써, 타인을 향한 거친 비난이나 배타적 행동에 대해 무한한 도덕적 면죄부를 부여받는다. 즉, "우리가 과거에 당했기 때문에 지금 타자에게 가하는 공격은 정당한 방어"라는 논리가 완성된다.
3. 내부 모순의 은폐와 카타르시스: 심각한 양극화, 정치적 무능, 경제적 위기 등 내부의 구조적 갈등이 폭발할 때, 권력자들은 "모든 고통의 원인은 외부 적들의 책동 때문이다"라는 프레임을 가동한다. 여기서 대중은 적에 맞서 '정의로운 투사'가 된 듯한 착각 속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현실의 고통과 내부 모순을 망각하게 된다.
 
'피해자 민족주의'의 악순환처럼,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집단은 어느새 또 다른 가해자의 자리로 전락해 주변국과 끝없는 갈등을 낳고 내부의 다양성을 억압하게 된다.
한·일 관계 등을 비롯한 소모적 역사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관련국 모두가 역사를 정쟁과 정치적 동원의 도구로 소비하는 방어적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상처를 극복한다는 것은 과거를 망각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불행이 '지금의 우리를 지배하거나 타인을 공격하는 무기'가 되지 않도록 이성의 힘으로 성숙한 자아를 기르는 것이다.
 
2026년 10월 10일
한일갈등타파연대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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