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 과거사 보도: 분노를 받아쓰는 언론, 누가 권력을 감시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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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일갈등타파연대 작성일 26-02-07 14:47본문
[입장문] 과거사 보도: 분노를 받아쓰는 언론, 누가 권력을 감시하는가
- 대통령의 감정이 도덕적 정답이 되는 사회, 언론의 ‘비판적 의심’이 절실하다
최근 대통령이 특정 단체를 향해 “짐승”, “격리”와 같은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하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를 대하는 언론의 태도입니다. 상당수 언론은 대통령의 분노를 비판적 여과 없이 그대로 제목으로 옮기며, 사실상 권력의 확성기 역할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1. ‘법치’를 대신한 ‘분노’, 감시하지 않는 언론
헌법 질서 안에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오직 법률과 사법적 판단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언론은 대통령의 강경한 수사를 인용하며, 마치 수사와 처벌의 정당성이 이미 확정된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언론은 대통령의 감정을 중계할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본질적 질문을 던졌어야 합니다.
∙ 해당 발언이 실제 어떤 법률을 위반했는가?
∙ 국가 권력에 의한 강제수사가 과잉 대응은 아닌가?
∙ 정치적 비판과 형사 처벌의 경계는 어디인가?
2. 외교적 합의와 역사적 맥락의 실종
아시아여성기금,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평가는 엄연히 논쟁의 영역에 존재합니다. 과거 일본 정부는 ‘고노 담화’를 계기로 사죄의 뜻을 표하며 필리핀, 한국, 대만,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등 피해국에 기금을 전달했고, 2015년 합의 당시에도 아베 신조 총리의 사죄와 함께 10억 엔을 출연하여 생존 피해자 다수가 이를 수령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외교적 맥락을 ‘모욕’과 ‘반인륜’이라는 단선적인 프레임으로 덮어버린다면, 우리 사회에 남는 것은 외교적 고립과 침묵뿐입니다.
3. 정치적 도구가 된 피해자의 고통
언론이 대통령의 분노를 증폭시킬수록 역사 문제는 복합적 맥락을 잃고 정치적 도구로 전락합니다. ‘선과 악’, ‘인간과 짐승’의 이분법적 구도가 강화될수록 국제 규범과 법적 논의는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고통은 진정으로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과잉 소비될 뿐입니다.
4. 언론은 권력의 나팔수 아닌 ‘사회적 목탁’이어야
언론은 권력이 도덕적 분노를 앞세울 때 가장 먼저 그 의도를 의심해야 합니다. 대통령의 분노를 그대로 받아쓰는 것은 ‘제4부’로서의 책무를 저버리는 행위입니다.
민주주의는 통쾌한 감정이 아니라 냉철한 법과 절차, 그리고 권력을 불편하게 만드는 언론의 감시를 통해 유지됩니다.
2026년 2월 7일
한일갈등타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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