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한·일 성정책의 통치성과 자유의지: 푸코와 라이히의 렌즈로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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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일갈등타파연대 작성일 26-09-12 08:45본문
[논단] 한·일 성정책의 통치성과 자유의지: 푸코와 라이히의 렌즈로 본
한 사회의 성(性)에 대한 규범과 법제는 단순한 윤리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권력이 인간의 신체와 자유의지를 어떻게 포섭하고 규율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적나라한 통치 기술의 산물이다.
앞선 논단(일본과 조선, 그리고 현대 한·일 성문화의 역사적 고찰)이 도쿠가와 막부의 실용주의적 통제와 조선의 성리학적 엄숙주의가 빚어낸 역사적 궤적을 추적했다면, 본 후속 논단에서는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의 '통치성(Governmentality)' 개념과 빌헬름 라이히(Wilhelm Reich)의 '성적 억압과 권위주의' 이론을 원용하여, 양국의 성정책이 개인의 자유의지와 주체성에 미친 구조적 영향을 비판적으로 해체하고자 한다.
미셸 푸코는 『성의 역사 1권』에서 권력이 단순히 위에서 아래로 내리누르는 억압적 형식에 그치지 않고, 개인의 신체를 미세하게 조율하고 생산해내는 '생체권력(Biopower)'과 '통치성'으로 작동한다고 갈파했다.
일본의 경우, 에도시대의 유곽 제도와 메이지 이후의 공창제는 성적 영역을 완전한 금지의 영역으로 밀어낸 것이 아니라, 보건, 위생, 경찰력의 행정적 그물망 안으로 편입시키는 고도의 통치 기술이었다. 국가는 성을 공인된 관리 체계 속에 가두어둠으로써 시민의 일탈을 방지하는 동시에, 통제 가능한 '유순한 신체(Docile bodies)'를 양산했다. 규제는 철저히 기능적이고 실용주의적 차원에서 작동했다.
반면, 조선 후기의 성리학적 내면화와 근대 이후 기독교적 순결 이데올로기가 결합한 한국 사회는 국가가 직접 거대한 도덕적 심판관으로 군림했다. 2004년 성매매특별법으로 대표되는 강력한 금지주의 법체계는 단순한 행정적 관리를 넘어, 국가가 설정한 규범에 복종하지 않는 신체를 사법적으로 단죄하고 도덕적으로 낙인찍는 내면화된 규율 권력의 전형이다.
빌헬름 라이히는 『파시즘의 대중심리』에서 성적 억압이 어떻게 전체주의적 권력의 토양이 되는지 폭로했다. 라이히에 따르면, 국가가 개인의 자연스러운 신체적·성적 본능을 가혹하게 억압하고 죄의식을 주입할 때, 개인은 스스로를 통제하는 내면의 감옥을 구축하게 된다. 이러한 억압적 환경 속에서 자라난 인간은 진정한 의미의 '자유의지'를 상실하고, 오히려 자신을 억압하는 거대한 권위에 복종하는 '권위주의적 성격 구조'를 내면화하게 된다.
한국 사회가 지닌 극단적인 도덕주의와 금지주의는 표면적으로는 순결과 도덕을 지킨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개인의 신체와 자율적 판단 능력을 국가의 통제 아래 예속시키는 전체주의적 심리 기제를 강화해왔다.
반면, 일본의 실용적 관리 체계 역시 본질적인 해방과는 거리가 멀긴 하나, 최소한 도덕적 죄의식을 통한 내면의 파괴보다는 제도화된 테두리 내에서 개인의 경제적·감각적 유흥을 허용함으로써 상이한 형태의 순응 양식을 만들어냈다.
반일 선동을 넘어 주체적 자유의 회복으로 한국 사회가 대일 관계를 바라보며 습관적으로 작동시키는 반일주의와 도덕적 우월감은, 아이러니하게도 내부의 억압적 국가주의와 권위주의적 심리 구조를 은폐하는 방어기제로 작동해왔다.
성이란 이름의 신체 영역을 국가가 도덕의 이름으로 검열하고 처벌하는 법제적 관성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의미의 근대적 개인이나 주체적 자유의지는 요원하다. 양국의 성정책이 걸어온 통치적 궤적을 푸코와 라이히의 비판적 사상으로 조명하는 것은, 감정적 동원 기제에 갇힌 한국 사회의 역사 인식에 균열을 내고 진정한 자유의 가치를 복원하기 위한 필수적 지적 도약이다.
2026.9.12.
한일갈등타파연대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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